중국 진출 K-패션, 가격표 떼고 ‘익스클루시브’ 전략 필요
우영미·마르디·무신사가 입증한 ‘한정판·독점’ 라인의 묘수
당국 규제와 소비 고도화 속 ‘할인’서 브랜드 가치로 전환
핏·소재 데이터 표준화로 알리바바 추천 알고리즘 공략 필수

최근 국내 패션 생태계를 이끄는 대표 주자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가 지난 8일 중국 최대 해외 직구 플랫폼인 ‘티몰 글로벌(Tmall Global)’에 온라인 공식 스토어를 그랜드 오픈하며 판을 키운 가운데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우영미(Wooyoungmi)’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 역시 티몰 글로벌 브랜드관 개점 흥행에 힘입어 이달 티몰 중국 내수샵까지 연달아 런칭하며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처럼 K-패션 브랜드의 중국 이커머스 진출이 급증하는 흐름 속에서 저렴한 가격 경쟁으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초저가 물량 공세가 아닌 ‘익스클루시브(Exclusive, 독점 및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때다.
# 분위기 바뀐 ‘618 페스티벌’...할인에서 ‘브랜드 가치’로 패러다임 시프트
618 축제[사진=하이컴]
이 같은 변화를 잘 보여주는 예가 최근 막을 내린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618 페스티벌’이다.
이번 618 축제에서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대대적인 가격 인하 대신 중국 독점 상품과 한정판을 무기로 내세웠다. ‘티파니’, ‘까르띠에’, ‘피아제’ 등이 페스티벌 전용 스페셜 에디션을 쏟아냈고 ‘버버리’, ‘랄프 로렌’, ‘메종 마르지엘라’ 등은 티몰 전용 독점 라인을 출시하며 희소성을 극대화했다. ‘토드’와 ‘샤오잔’의 협업 컬렉션은 1분도 되지 않아 완판됐다.
철저하게 가격 규율을 지키며 구매 시 선물 증정이나 한정판 패키징으로 가치를 더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높은 수익성과 장기적인 고객 유지 효과를 누렸다. 가격표 대신 희소성을 조성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유통은 다각화하고, 운영은 본사 직영으로...무신사·마르디의 역발상
이러한 전환 속에서 국내 기업들도 유통 구조의 진화와 철저한 브랜드 가치 방어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무신사는 지난해 오픈한 중국 내수 중심의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올해 해외 직구 플랫폼인 ‘티몰 글로벌’까지 장착하며 중국 시장 내 다층적인 채널 구조를 완성했다. 기존 티몰이 현지화된 브랜딩에 초점을 맞췄다면, 티몰 글로벌은 최신 K-패션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직구로 전달하는 창구다.
[사진=무신사]
특히 무신사는 기술 연동부터 물류, 마케팅, CS까지 전 과정을 통합 지원하는 원스톱 해외 진출 솔루션을 제공한다. 국내 스토어에 상품을 등록하는 것만으로 최소한의 리소스로 리스크를 낮추면서 중국 전역에 브랜드를 독점 노출할 수 있는 판로를 열어준 것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티몰 글로벌 입점은 단순한 판매 채널 확장을 넘어 중국 시장을 장기적·구조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며 “무신사는 앞으로도 플랫폼이 가진 큐레이션, 유통, 마케팅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신진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과 K-패션의 저변 확대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최근 중국 현지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유통과 마케팅을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체제로 전격 전환했다. 중간 대리상이나 플랫폼의 무분별한 할인 요구나 단가 인하 압박에 휘둘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일관된 브랜드 경험과 정체성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가별 틱톡샵 오픈을 준비하는 등 디지털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인플루언서와 손잡은 라이브 커머스로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마케팅에 녹여내고 있다. 앞서 일본 요코하마 뉴먼 팝업스토어에서 단 25일 만에 1,100만 엔(약 9,6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차별화된 비주얼 콘텐츠의 힘을 입증한 만큼, 중국에서도 온·오프라인을 잇는 통합 전략으로 독보적인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진=마르디 메크르디]
마르디 메크르디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자들의 접점 확대와 브랜드의 전방위적 확장을 위해 브랜드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소비자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온·오프라인을 잇는 통합 유통망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브랜드만의 독보적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 AI 쇼핑 시대의 도래...'데이터 고도화'로 무장한 신생 브랜드의 약진
중국 커머스 환경의 또 다른 핵심 변수는 AI 기반 검색 환경의 도입이다. 올해 618 페스티벌은 알리바바의 최첨단 인공지능 ‘Qwen(통의천문)’이 타오바오 플랫폼에 전면 통합됐다. 이에 소비자가 단순한 가격 비교를 넘어 AI와의 대화를 통해 구체적인 TPO(시간·장소·상황)에 맞는 브랜드를 제안받는 검색 구조로 재편됐다.
이에 국내 브랜드는 단순 상품 복사 등록 방식을 탈피하고, 현지 AI가 브랜드 고유의 스타일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핏, 소재, 스타일 키워드 등 검색 데이터 구조를 고도화하는 작업이 필수가 됐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는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구조적 성격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최근 중국 규제 당국이 주요 플랫폼들의 과도한 단가 인하 경쟁과 보조금 관행에 규제를 가하면서, 시장 전반이 저가 경쟁에서 품질 중심 경쟁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 성향의 변화와 플랫폼 내 경쟁 다각화는 실제 시장 지표로도 확인된다. 이번 618 쇼핑 시즌 동안 티몰의 주요 세부 카테고리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며 상위권에 진입한 신생 브랜드는 127개에 달했다.
[사진=우영미 홈페이지]
주목할 점은 과거처럼 초저가 물량 공세만으로는 더 이상 신생 브랜드가 살아남기 어려워졌다는 사실이다. 경기 둔화 속에서도 철저한 프리미엄 가격대 포지셔닝과 차별화된 디자인 경쟁력을 증명해 낸 고부가가치 브랜드들이 중국 스마트 슈머들의 선택을 받으며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신아랑 에디터 thin567@dito.fashion
중국 진출 K-패션, 가격표 떼고 ‘익스클루시브’ 전략 필요
최근 국내 패션 생태계를 이끄는 대표 주자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가 지난 8일 중국 최대 해외 직구 플랫폼인 ‘티몰 글로벌(Tmall Global)’에 온라인 공식 스토어를 그랜드 오픈하며 판을 키운 가운데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우영미(Wooyoungmi)’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 역시 티몰 글로벌 브랜드관 개점 흥행에 힘입어 이달 티몰 중국 내수샵까지 연달아 런칭하며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처럼 K-패션 브랜드의 중국 이커머스 진출이 급증하는 흐름 속에서 저렴한 가격 경쟁으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초저가 물량 공세가 아닌 ‘익스클루시브(Exclusive, 독점 및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때다.
# 분위기 바뀐 ‘618 페스티벌’...할인에서 ‘브랜드 가치’로 패러다임 시프트
이 같은 변화를 잘 보여주는 예가 최근 막을 내린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618 페스티벌’이다.
이번 618 축제에서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대대적인 가격 인하 대신 중국 독점 상품과 한정판을 무기로 내세웠다. ‘티파니’, ‘까르띠에’, ‘피아제’ 등이 페스티벌 전용 스페셜 에디션을 쏟아냈고 ‘버버리’, ‘랄프 로렌’, ‘메종 마르지엘라’ 등은 티몰 전용 독점 라인을 출시하며 희소성을 극대화했다. ‘토드’와 ‘샤오잔’의 협업 컬렉션은 1분도 되지 않아 완판됐다.
철저하게 가격 규율을 지키며 구매 시 선물 증정이나 한정판 패키징으로 가치를 더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높은 수익성과 장기적인 고객 유지 효과를 누렸다. 가격표 대신 희소성을 조성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유통은 다각화하고, 운영은 본사 직영으로...무신사·마르디의 역발상
이러한 전환 속에서 국내 기업들도 유통 구조의 진화와 철저한 브랜드 가치 방어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무신사는 지난해 오픈한 중국 내수 중심의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올해 해외 직구 플랫폼인 ‘티몰 글로벌’까지 장착하며 중국 시장 내 다층적인 채널 구조를 완성했다. 기존 티몰이 현지화된 브랜딩에 초점을 맞췄다면, 티몰 글로벌은 최신 K-패션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직구로 전달하는 창구다.
특히 무신사는 기술 연동부터 물류, 마케팅, CS까지 전 과정을 통합 지원하는 원스톱 해외 진출 솔루션을 제공한다. 국내 스토어에 상품을 등록하는 것만으로 최소한의 리소스로 리스크를 낮추면서 중국 전역에 브랜드를 독점 노출할 수 있는 판로를 열어준 것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티몰 글로벌 입점은 단순한 판매 채널 확장을 넘어 중국 시장을 장기적·구조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며 “무신사는 앞으로도 플랫폼이 가진 큐레이션, 유통, 마케팅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신진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과 K-패션의 저변 확대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최근 중국 현지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유통과 마케팅을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체제로 전격 전환했다. 중간 대리상이나 플랫폼의 무분별한 할인 요구나 단가 인하 압박에 휘둘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일관된 브랜드 경험과 정체성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가별 틱톡샵 오픈을 준비하는 등 디지털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인플루언서와 손잡은 라이브 커머스로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마케팅에 녹여내고 있다. 앞서 일본 요코하마 뉴먼 팝업스토어에서 단 25일 만에 1,100만 엔(약 9,6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차별화된 비주얼 콘텐츠의 힘을 입증한 만큼, 중국에서도 온·오프라인을 잇는 통합 전략으로 독보적인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구상이다.
마르디 메크르디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자들의 접점 확대와 브랜드의 전방위적 확장을 위해 브랜드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소비자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온·오프라인을 잇는 통합 유통망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브랜드만의 독보적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 AI 쇼핑 시대의 도래...'데이터 고도화'로 무장한 신생 브랜드의 약진
중국 커머스 환경의 또 다른 핵심 변수는 AI 기반 검색 환경의 도입이다. 올해 618 페스티벌은 알리바바의 최첨단 인공지능 ‘Qwen(통의천문)’이 타오바오 플랫폼에 전면 통합됐다. 이에 소비자가 단순한 가격 비교를 넘어 AI와의 대화를 통해 구체적인 TPO(시간·장소·상황)에 맞는 브랜드를 제안받는 검색 구조로 재편됐다.
이에 국내 브랜드는 단순 상품 복사 등록 방식을 탈피하고, 현지 AI가 브랜드 고유의 스타일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핏, 소재, 스타일 키워드 등 검색 데이터 구조를 고도화하는 작업이 필수가 됐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는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구조적 성격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최근 중국 규제 당국이 주요 플랫폼들의 과도한 단가 인하 경쟁과 보조금 관행에 규제를 가하면서, 시장 전반이 저가 경쟁에서 품질 중심 경쟁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 성향의 변화와 플랫폼 내 경쟁 다각화는 실제 시장 지표로도 확인된다. 이번 618 쇼핑 시즌 동안 티몰의 주요 세부 카테고리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며 상위권에 진입한 신생 브랜드는 127개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과거처럼 초저가 물량 공세만으로는 더 이상 신생 브랜드가 살아남기 어려워졌다는 사실이다. 경기 둔화 속에서도 철저한 프리미엄 가격대 포지셔닝과 차별화된 디자인 경쟁력을 증명해 낸 고부가가치 브랜드들이 중국 스마트 슈머들의 선택을 받으며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신아랑 에디터 thin567@dito.fash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