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리안[디토리안] 미국 빅테크는 왜 옷을 만들기 시작했나?

박진아 디토리안
2026-09-29

미국 빅테크는 왜 옷을 만들기 시작했나?

AI 기업의 머천다이즈가 기술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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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앤트로픽, 팔란티어의 이름은 익숙하지만 이들이 만드는 기술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어렵고 멀게 느껴진다. 최근 이 기업들은 챗봇과 소프트웨어를 넘어 모자, 스웨트셔츠, 작업복 재킷을 선보이고 있다. 로고와 짧은 문구를 입힌 일상복을 통해 소비자가 기술을 몸에 걸치고 브랜드에 친밀감을 느끼도록 하는 시도다. 


스트리트웨어 특유의 편안한 실루엣은 테크 기업의 정체성을 사무실 밖으로 옮기는 언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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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Supply Co. 온라인 숍에 소개된 의류와 액세서리. 화면 출처 OpenAI Supply Co.

 

# 모자 한 개에서 의류 컬렉션까지


앤트로픽은 2025년 뉴욕에서 열린 ‘제로 슬롭’ 팝업 행사에서 ‘Thinking’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무료로 나눠줬다. 작은 행사의 기념품이었지만, 착용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모자는 클로드 이용자와 테크 업계의 취향을 드러내는 물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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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의 ‘제로 슬롭’ 팝업 행사에서 소개된 ‘Thinking’ 모자. Instagram @claudeai


팔란티어는 작업복을 연상시키는 청색 초어 코트를 내놓았고, 오픈AI는 ‘Research’ 하프 집업을 포함한 의류와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팔란티어 공식 판매처에 표시된 청색 초어 코트의 가격은 249달러, 오픈AI의 리서치 하프 집업 가격은 175달러다. 


판매처에서 품절 또는 재입고 예정으로 표시된 상품도 확인되지만, 이를 전체 컬렉션의 판매 성과로 확대해 해석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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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스토어의 ‘Lightweight Chore Coat Blue’. 화면 출처 Palantir Store.

 

# 기술을 설명하는 대신 입게 하다


AI 서비스는 매일 사용해도 그 작동 방식이나 기업의 가치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의류는 이 추상적인 브랜드를 색상과 소재, 착용 경험으로 바꾼다. 


핀란드의 패션 연구자 아나마리 밴스커는 공영방송 YLE와의 인터뷰에서 테크 기업의 의류가 스트리트 패션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현상을 짚었다. 이는 옷의 판매 자체보다 브랜드가 사람들의 일상에 어떤 모습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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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자수가 들어간 오픈AI의 리서치 하프 집업. 사진 출처 OpenAI Supply Co.

 

다만 세 기업의 상품과 메시지는 서로 다르다. 앤트로픽의 모자는 이용자 사이에 공유할 만한 상징이 됐고, 오픈AI의 하프 집업은 연구 조직의 이미지를 일상복으로 풀어냈으며, 팔란티어의 초어 코트는 작업복의 기능적인 인상을 앞세웠다

 

# 빅테크가 얻으려는 것은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


테크 기업의 옷을 곧바로 새로운 패션 사업의 성공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실제 구매자가 누구인지, 상품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공개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사례들은 기업의 로고가 단순한 홍보 표식을 넘어 개인이 선택해 입는 스타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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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스토어에 소개된 의류와 액세서리. 화면 출처 Palantir Store.


기술에 대한 신뢰는 옷 한 벌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가 기업을 어떻게 기억하고 다른 사람에게 드러낼지는 달라질 수 있다. 빅테크의 머천다이즈는 패션이 브랜드와 대중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은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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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디토리안

박진아 디토리안은 사회학・미술사학 전공 후 1998년부터 해외 유수 미술관 근무 경험과 미술 평론과 디자인 저널리즘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 커뮤니티와 대중 독자 사이를 잇는 문예 평론가로 정진 중. 21세기 최신 현대 문화에서 벌어지는 사건, 이슈, 형상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통찰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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