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옷 ‘버추얼-온리 패션’은 지속가능한 패션 위한 해법일 수 있을까?
디지털 의류, e-패션, DPC, 친환경 패션을 위한 대안

패션 산업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3위 산업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 오라기 섬유와 실없이 컴퓨터 픽셀로 옷을 짓는 ‘디지털 의류(digital garment)’ 또는 ‘e-패션’이 대안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의(衣), 식(食), 주(住).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세 가지 물질적 요소 중 하나인 옷은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으며 신체를 덮고 꾸며주는 물리적 실체다. 그렇다면 실리콘밸리 테크 업계에서 컴퓨터 정보를 0과 1로 변환시켜 표현한 ‘디지털 의류’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관념의 전환, 의복은 물리적 세계 초월해 가상 세상에서도 소비될 수 있다
사이버 세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e-패션’의 시장 가능성이 실험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부터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금지라는 일상 생활의 제약을 초월하기 위해 현대 소비자들은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상으로 진출해 아바타가 불록체인 기술을 등에 업고 거래되는 NFT(대체 불가능 토큰)으로 디지털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사고 팔고 착용하며 사교활동을 확장해 나가는 호모 디지털리스(Homo digitalis)임을 글로벌 패션업계는 목격했다.
구찌, 루이비통, 버버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NFT 시장 내 가상 플래그십 매장과 쇼룸 운영, 버추얼 런웨이 패션쇼, 비디오 게임 연계 등 소비자 참여형 디지털 프로젝트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으며, 나이키는 2024년 디지털 전용 운동화 브랜드 RTFKT를 인수해 디지털 제품 개발을 탐색하기도 했다(2025년 12월 매각).

VR패션 스튜디오 studioofnew의 DPC 작품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AI・로보틱스・피지털(pysital) 공간 확장과 리테일 비즈니스가 새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지금, 디지털 e-패션이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대안 패션 사업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실물 의류 생산 및 유통과 폐기에 드는 비용과 자원 낭비 줄이는 방안으로서도 학계에서 제기됐다.
⟪국제 리테일 및 유통 경영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Retail & Distribution Management)⟫ 지 2025년 5월 8일 자 논문에 따르면, 가상 세계에서만 유통되는 e-의류에 대한 시장별・세대별 구매 가능성을 평가한 결과, 인류 최초의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로 꼽히는 Z세대(Gen Z)와 디지털 테크에 완전 몰입된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는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에 민감한 동시에 디지털 e-패션 구매 및 소비에 열린 태도를 지닌 소비자 군으로 파악됐다.
# 옷 생산 기간 단축된 만큼 소비 기간도 잠깐
울트라 패스트 패션은 지속가능한 패션산업의 정반대 극단에 서 있는, 환경계의 가장 극악한 죄인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소셜미디어와 광란적 웹 클릭을 연료 삼아 추진되는 울트라 패스트 패션(Ultra Fast Fashion) 업계는 격주에서 더 빠르게는 3일에 한 번꼴로 신제품을 쏟아낸다. 쉬인(Shein), 패션 노바(Fashioin Nova), 테무(Temu), 부후(Boohoo) 등 기업들이 매년 전 세계적으로 배출하는 의류와 직물 쓰레기는 9,200만 톤(자료: UN, 2025년 3월 보고서), 이들이 생산한 어패럴의 80%는 창고에 쌓이다가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향한다.
민첩한 의류 어패럴 생산 및 유통 체제의 선구자라는 패스트 패션(자라, H&M 등) 보다 한결 세련된 실시간 초고속 생산 체제인 울트라 패션은 시장 경쟁을 과열, 매장과 소비자 개인 옷 점유율을 포화에 따른 매출 둔화, 다량 저품질 제품의 재고 및 폐기와 값싼 합성 섬유는 천연 환경과 수자원 오염을 더 악화시킨다.
# 테크로 싸구려 어패럴 과잉・환경 오염 줄이기
울트라 패스트 패션의 주요 구매층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인플루언서, 방송인,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들이 아닐까 싶다. 이들은 실물 신상 의상을 구입해 입을 필요 없이 버추얼 의상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제안이 나오는 배경이 여기 있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영상 속 디지털 의상을 실제처럼 비주얼화하고 시뮬레이션시키는 3D 기술의 미래는 상상 보다 유용하며, 특히 환경친화적인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미지 출처: DressX=Instagram / https://www.instagram.com/dressx/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창업된 패션 테크 기업 드레스엑스(DRESSX)에 따르면, 패스트 패션과 울트라 패션이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현장에서는 콘텐츠 제작 때마다 새 의상을 주문해 한 번 착용한 후 촬영이 끝나면 반품하는 관행이 일상적이다. 그 결과, 신용카드를 소유한 인플루언서들의 이커머스 의류 반품율은 25~40%에 이른다는 집계도 있다(자료: Blue Yonder).
반면, 버추얼 의복은 실물 제품보다 생산 비용이 현저히 낮고 생산 속도가 빠르며, 무엇보다도 원자재와 에너지 절감, 탄소배출량 감소, 쓰레기 제로(0)라는 측면에서 친환경적이라고 e-패션 옹호자들은 주장한다.
다만 지난 4년 동안 패션 디지털 제품 제작(DPC)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인터라인은 “DPC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업적이든, 순수 창의적이든, 심도 있는 기술적이든, 소비자 구매 결정이든, 의사 결정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물리적 제품을 정확하게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표현을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번 입고 옷장에 묵혀두거나 반품할 새 옷, 이젠 사지 않고 디지털로 구매해 입는 시대는 올까?
소비자의 구매 여정을 보조하는 디지털 피팅(digital fitting)을 넘어 소셜미디어와 메타버스, 게이밍 환경, 화상 업무 회의에서 의복으로 자리 잡는 디지털 의류(digital garment)의 시대가 언제 본격화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구글, 아마존, 디젤, 푸마, 빅토리아 베컴 등이 가상 트라이온(virtual try-on) 기술 협업을 잇달아 선언하고 있다는 소식은 그 가능성을 고무적으로 만든다.
패션업계의 AI 피팅 붐과 나란히 가상 e-의류 시장을 개척하는 스타트업으로 드레스엑스(DRESSX), 원오프(OneOff), 데이드림(Daydream)이 대표적이다.
* 참고
유엔 자료: https://news.un.org/en/story/2025/03/1161636
논문: https://www.emerald.com/ijrdm/article-abstract/53/7/685/1250919/Will-consumers-pay-for-e-fashion-A-multi-study?redirectedFrom=fulltext

박진아 디토리안
박진아 디토리안은 사회학・미술사학 전공 후 1998년부터 해외 유수 미술관 근무 경험과 미술 평론과 디자인 저널리즘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 커뮤니티와 대중 독자 사이를 잇는 문예 평론가로 정진 중. 21세기 최신 현대 문화에서 벌어지는 사건, 이슈, 형상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통찰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디지털 옷 ‘버추얼-온리 패션’은 지속가능한 패션 위한 해법일 수 있을까?
패션 산업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3위 산업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 오라기 섬유와 실없이 컴퓨터 픽셀로 옷을 짓는 ‘디지털 의류(digital garment)’ 또는 ‘e-패션’이 대안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의(衣), 식(食), 주(住).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세 가지 물질적 요소 중 하나인 옷은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으며 신체를 덮고 꾸며주는 물리적 실체다. 그렇다면 실리콘밸리 테크 업계에서 컴퓨터 정보를 0과 1로 변환시켜 표현한 ‘디지털 의류’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관념의 전환, 의복은 물리적 세계 초월해 가상 세상에서도 소비될 수 있다
사이버 세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e-패션’의 시장 가능성이 실험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부터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금지라는 일상 생활의 제약을 초월하기 위해 현대 소비자들은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상으로 진출해 아바타가 불록체인 기술을 등에 업고 거래되는 NFT(대체 불가능 토큰)으로 디지털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사고 팔고 착용하며 사교활동을 확장해 나가는 호모 디지털리스(Homo digitalis)임을 글로벌 패션업계는 목격했다.
구찌, 루이비통, 버버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NFT 시장 내 가상 플래그십 매장과 쇼룸 운영, 버추얼 런웨이 패션쇼, 비디오 게임 연계 등 소비자 참여형 디지털 프로젝트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으며, 나이키는 2024년 디지털 전용 운동화 브랜드 RTFKT를 인수해 디지털 제품 개발을 탐색하기도 했다(2025년 12월 매각).
VR패션 스튜디오 studioofnew의 DPC 작품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AI・로보틱스・피지털(pysital) 공간 확장과 리테일 비즈니스가 새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지금, 디지털 e-패션이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대안 패션 사업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실물 의류 생산 및 유통과 폐기에 드는 비용과 자원 낭비 줄이는 방안으로서도 학계에서 제기됐다.
⟪국제 리테일 및 유통 경영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Retail & Distribution Management)⟫ 지 2025년 5월 8일 자 논문에 따르면, 가상 세계에서만 유통되는 e-의류에 대한 시장별・세대별 구매 가능성을 평가한 결과, 인류 최초의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로 꼽히는 Z세대(Gen Z)와 디지털 테크에 완전 몰입된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는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에 민감한 동시에 디지털 e-패션 구매 및 소비에 열린 태도를 지닌 소비자 군으로 파악됐다.
# 옷 생산 기간 단축된 만큼 소비 기간도 잠깐
울트라 패스트 패션은 지속가능한 패션산업의 정반대 극단에 서 있는, 환경계의 가장 극악한 죄인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소셜미디어와 광란적 웹 클릭을 연료 삼아 추진되는 울트라 패스트 패션(Ultra Fast Fashion) 업계는 격주에서 더 빠르게는 3일에 한 번꼴로 신제품을 쏟아낸다. 쉬인(Shein), 패션 노바(Fashioin Nova), 테무(Temu), 부후(Boohoo) 등 기업들이 매년 전 세계적으로 배출하는 의류와 직물 쓰레기는 9,200만 톤(자료: UN, 2025년 3월 보고서), 이들이 생산한 어패럴의 80%는 창고에 쌓이다가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향한다.
민첩한 의류 어패럴 생산 및 유통 체제의 선구자라는 패스트 패션(자라, H&M 등) 보다 한결 세련된 실시간 초고속 생산 체제인 울트라 패션은 시장 경쟁을 과열, 매장과 소비자 개인 옷 점유율을 포화에 따른 매출 둔화, 다량 저품질 제품의 재고 및 폐기와 값싼 합성 섬유는 천연 환경과 수자원 오염을 더 악화시킨다.
# 테크로 싸구려 어패럴 과잉・환경 오염 줄이기
울트라 패스트 패션의 주요 구매층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인플루언서, 방송인,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들이 아닐까 싶다. 이들은 실물 신상 의상을 구입해 입을 필요 없이 버추얼 의상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제안이 나오는 배경이 여기 있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영상 속 디지털 의상을 실제처럼 비주얼화하고 시뮬레이션시키는 3D 기술의 미래는 상상 보다 유용하며, 특히 환경친화적인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미지 출처: DressX=Instagram / https://www.instagram.com/dressx/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창업된 패션 테크 기업 드레스엑스(DRESSX)에 따르면, 패스트 패션과 울트라 패션이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현장에서는 콘텐츠 제작 때마다 새 의상을 주문해 한 번 착용한 후 촬영이 끝나면 반품하는 관행이 일상적이다. 그 결과, 신용카드를 소유한 인플루언서들의 이커머스 의류 반품율은 25~40%에 이른다는 집계도 있다(자료: Blue Yonder).
반면, 버추얼 의복은 실물 제품보다 생산 비용이 현저히 낮고 생산 속도가 빠르며, 무엇보다도 원자재와 에너지 절감, 탄소배출량 감소, 쓰레기 제로(0)라는 측면에서 친환경적이라고 e-패션 옹호자들은 주장한다.
다만 지난 4년 동안 패션 디지털 제품 제작(DPC)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인터라인은 “DPC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업적이든, 순수 창의적이든, 심도 있는 기술적이든, 소비자 구매 결정이든, 의사 결정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물리적 제품을 정확하게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표현을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번 입고 옷장에 묵혀두거나 반품할 새 옷, 이젠 사지 않고 디지털로 구매해 입는 시대는 올까?
소비자의 구매 여정을 보조하는 디지털 피팅(digital fitting)을 넘어 소셜미디어와 메타버스, 게이밍 환경, 화상 업무 회의에서 의복으로 자리 잡는 디지털 의류(digital garment)의 시대가 언제 본격화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구글, 아마존, 디젤, 푸마, 빅토리아 베컴 등이 가상 트라이온(virtual try-on) 기술 협업을 잇달아 선언하고 있다는 소식은 그 가능성을 고무적으로 만든다.
패션업계의 AI 피팅 붐과 나란히 가상 e-의류 시장을 개척하는 스타트업으로 드레스엑스(DRESSX), 원오프(OneOff), 데이드림(Daydream)이 대표적이다.
* 참고
유엔 자료: https://news.un.org/en/story/2025/03/1161636
논문: https://www.emerald.com/ijrdm/article-abstract/53/7/685/1250919/Will-consumers-pay-for-e-fashion-A-multi-study?redirectedFrom=fulltext
박진아 디토리안
박진아 디토리안은 사회학・미술사학 전공 후 1998년부터 해외 유수 미술관 근무 경험과 미술 평론과 디자인 저널리즘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 커뮤니티와 대중 독자 사이를 잇는 문예 평론가로 정진 중. 21세기 최신 현대 문화에서 벌어지는 사건, 이슈, 형상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통찰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